MONEY OF MINE 대담 · IN CONVERSATION
The Big Bet — 호주 석탄의 한 판 승부

화이트헤이븐의
빅 베팅

메이저들이 ESG 압박에 밀려 석탄에서 도망칠 때, 화이트헤이븐은 정반대로 베팅했다. 신주 발행 한 푼 없이 BHP의 제철용탄 자산을 집어삼킨 인수전의 설계, 그리고 "석탄이 다시 쿨해졌다"고 말하는 한 경영자의 사이클론.

게스트  Paul Flynn · 화이트헤이븐 콜(ASX:WHC) MD/CEO 진행  JD & Travis 원본  YouTube · Money of Mine
3줄 요약
  1. 석탄 사이클은 짧고 변동성은 커졌지만, 바닥이 우상향하고 있다 — 다들 "바닥"이라던 구간에서도 연료탄 $110~130, 제철용탄 $210~220. 이유는 공급 측 제약(메이저의 ESG 이탈 + 인플레로 인한 원가 상승).
  2. 화이트헤이븐의 BHP 자산 인수는 "신주 발행 제로"라는 제약 위에서 설계됐다. 자사주 매입 중단 → 부채 + 매도자(BHP) 벤더 파이낸스 + 분할 후불(2×$5억 + $1억) → 채권 12배 청약. 결과적으로 멀티플이 약 2배 재평가됐고, 자본비용은 더 내려갈 여지가 있다.
  3. 성장의 방향은 제철용탄(인도 고로 신증설 수요). 발목을 잡는 건 수요가 아니라 퀸즐랜드 로열티 제도(2022년 이후 고정된 구간 → 인플레로 인한 자동 증세). 희토류 투자는 "반올림 오차"지만 광업 역량의 장기 옵션.

이 대담의 유레카 포인트

"다들 아는 얘기" 말고, 투자 관점에서 곱씹을 만한 지점만 추렸습니다.

01병목은 '수요'가 아니라 '누가 공급하느냐'다

플린의 핵심 한 문장: "이 기회는 석탄이 필요하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그 석탄을 공급할 것이냐의 문제다." 메이저(Rio 2018년 이탈, BHP의 BMA 매각 의지)가 평판 리스크로 빠져나가면서, 중견 순수 석탄기업에게 자산이 헐값에 흘러내려온다. 화이트헤이븐 = "Rio·BHP의 물려받은 자산(hand-me-downs)". 투자 프레임을 '석탄 가격'에서 '공급자 구도 재편'으로 옮기게 하는 대목.

02재평가의 진짜 엔진은 '자본비용'이었다

주가/멀티플이 약 2배가 된 이유를 플린은 운영 실적이 아니라 자본비용의 급락으로 설명한다. 인수 당시 채권은 코일(coal) 프리미엄이 잔뜩 붙어 비쌌지만, 디레버리징 + 실적 입증 후 리파이낸싱에서 채권 금리가 6.3~6.4%대로 안착(12배 초과청약). 미 장기금리 4.5% 대비 아직 ~2%p의 '석탄 프리미엄'이 남아 있다 → 추가 재평가 여력. 석탄주를 볼 때 PER보다 조달금리 스프레드를 보라는 힌트.

03택시기사 비유 — 재생에너지가 꼭 싸지 않은 이유

플린이 공항 택시에서 기사에게 했다는 설명. 하이브리드 택시를 주 1일만 굴리는 사람과, 일반 택시를 주 7일 굴리는 사람이 같은 차값을 냈다면, 적게 굴리는 쪽이 더 비싸게 받아야 본전을 뽑는다. 재생에너지는 가동률이 낮아 단위당 더 비싼 수익을 요구하고, 게다가 태양광·풍력·가스·석탄 4개 시스템이 과거 1개 시스템의 일을 하는데 각자 자본수익을 요구한다 → "전기료를 낮춘다"는 건 아직 아무도 못 푼 문제. 에너지 전환 비용 논쟁의 좋은 멘탈 모델.

04퀸즐랜드 로열티 = 숨은 '브래킷 크리프' 증세

2022년 도입된 로열티 누진 구간이 물가에 연동되지 않은 고정 금액이라, 인플레로 석탄 가격이 오르면 자동으로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밀려 올라간다. 정부 입장에선 가만히 있어도 증세 효과. 플린은 "현 임기 내 개정 가능성 낮다"고 본다 → 퀸즐랜드 신규 메가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말라붙는 구조적 원인. 인도 철강사들이 "공급 파이프라인이 없으면 다른 데서 사겠다"고 주정부를 압박 중인 것도 같은 맥락.

05인도 테제는 진짜다 (단, 시차 있음)

인도 고객들이 신규 고로(blast furnace)를 민간·정부 양쪽에서 증설 중. 다만 단기적으론 중국산 잉여 철강을 싸게 들여오기 때문에 "철강 소비 증가"가 곧바로 "원료탄 소비 증가"로 이어지진 않는 시차가 존재. 화이트헤이븐의 Winchester South 석탄 품질이 인도에서 선호된다. 호주 제철용탄 유일 성장지는 Bowen coal measures이며, 최상급 PLV(Goonyella급)는 더 못 늘린다.

06"석탄은 끄더라도 맨 마지막에 끈다"

좌초자산(stranded asset) 우려에 대한 반박. 고객은 수십 년짜리 계획을 갖고 있고, 발전소는 그 특정 석탄에 맞춰 지어졌다. 노후 발전소들은 약속한 폐쇄 시점에 맞춰 정비를 줄였다가 "물리 법칙이 말(verbiage)을 이긴다" — 결국 수명 연장 + 재정비 재투자로 회귀(Eraring 2년 연장은 마지막이 아니다). 품질 높은 자산일수록 가장 늦게 꺼진다.

Prologue

현장을 다녀와서: 한 줄로 묶인 가치 사슬

진행자 노트 · 뉴캐슬(NSW) 출장 직후
진행자 출장에서 새로 알게 된 것

이번에 처음으로 광산에서 항만까지 전 과정을 직접 봤어요. 화이트헤이븐의 모울스 크릭(Maules Creek)·나라브리(Narrabri) 광산, 그리고 뉴캐슬 수출 항만까지 철도 노선을 따라 쭉. 노천광이라고 다 같은 노천광이 아니더군요. 거대한 드래그라인 하나로 퍼내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훨씬 복잡한 작업이었습니다. 지하 광산(나라브리)도 내려가 봤는데, 그걸 열려면 막대한 선행 자본이 들어가죠.

쉬운 풀이 — '필바라'와 뭐가 다른가

호주 서부 필바라(철광석)는 회사마다 전용 철도를 따로 깐다(3개사 3개 노선). 반면 화이트헤이븐이 쓰는 동부 노선은 곡물·다른 광산들과 함께 쓰는 단 하나의 공유 철도다. 게다가 고저차(언덕)도 심하다. 그런데도 건강한 마진을 낸다는 게 진행자들이 감탄한 포인트. 즉, 입지·물류 난이도가 높은데도 돈을 번다 = 운영 경쟁력.

진행자 전체 그림

발전소(리델·베이스워터 등)까지 직접 차로 지나면서 봤어요. 광석에서 철도, 항만, 발전까지 — 가치 사슬 전체를 한눈에 꿴 느낌이었습니다. 화이트헤이븐은 본질적으로 '물류 비즈니스'이기도 하다는 걸 체감했고요. 그래서 폴 플린 MD가 퍼스에 온 김에, 현장을 본 맥락을 깔고 직접 마주 앉았습니다.

Chapter 01

사이클은 짧아졌지만, 우상향한다

석탄 가격 사이클을 어떻게 보는가
진행자

13년 넘게 회사를 이끄셨죠. 그동안 여러 원자재 사이클을 통과했는데, 지금 우리가 사이클의 어디쯤 있다고 보십니까?

Paul Flynn 화이트헤이븐 MD

사이클을 여러 번 겪었습니다. 제 관찰은 이렇습니다. 사이클이 예전보다 짧아지고, 고점-저점 변동성은 커졌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클 전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우상향(가격 자체가 올라가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어요.

그래서 예전처럼 바닥을 깊게 치지 않습니다. 최근에 다들 "힘든 구간을 지났다, 지금이 바닥이다"라고 했던 그 침체 구간에서도 — 뉴캐슬 기준 연료탄이 톤당 $120~130, 제철용탄이 $210~220 수준이었어요. "바닥인데 왜 이렇게 높지?"라는 질문이 나오죠.

진행자

왜 그런 겁니까?

Paul Flynn

핵심은 공급 측 제약입니다. 인플레이션이 산업 전체의 원가를 올렸고, 그게 시차를 두고 가격에 전가됩니다(다만 인플레는 고객보다 우리를 먼저 때리죠). 무엇보다 공급 측 대응(신규 투자)이 약해서 가격이 계속 높게 유지되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110이면 연료탄 원가 곡선 깊숙이 들어간 거 아니냐"고 하면, 저는 "아니다"라고 봅니다. 호주 연료탄 생산자들은 그 가격에서도 여전히 괜찮습니다. 원하는 수준은 아니어도, 적자는 아니에요.

쉬운 풀이 — 연료탄 vs 제철용탄

연료탄(thermal coal) = 발전소에서 태워 전기 만드는 석탄. 제철용탄(met/coking coal) = 철강을 만들 때 쇳물 환원에 쓰는 고급 석탄으로, 대체재가 거의 없고 가격도 훨씬 높다. 화이트헤이븐은 원래 연료탄 회사였다가, BHP 자산 인수로 제철용탄 비중을 크게 키웠다.

Chapter 02

"석탄이 다시 쿨해졌다" — ESG의 반전

좌초자산론(stranded assets)에 대한 반박
Paul Flynn

석탄 풍경은 짧은 기간에 꽤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한때는 석탄이 "쿨"했어요 — 메이저들도 이 대규모 인프라형 사업의 마진을 사랑했죠. 그러다 ESG가 화두가 되면서, 대형 기관투자자들의 압박에 메이저들이 석탄에서 도망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반전이 오고 있어요. "석탄이 다시 쿨해졌다(Coal is cool again)." 딩딩딩.

물론 저는 화이트헤이븐을 보유하고 있으니 이해관계가 있습니다. 제 석탄 사랑은 에누리해서 들으세요(웃음). 하지만 대화의 결이 바뀌었습니다. 에너지 안보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는 걸 사람들이 다시 인식해요. 필요한 공백을 메울 대안이 사실상 없으니까요.

진행자

그 변화에 동의하시나요, 아니면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보시나요?

Paul Flynn

제 평가로 석탄은 늘 쿨했습니다. 그 견해로 소수파였던 적도 많았지만요. 수십 년에 걸쳐 쌓아 올린 연속 전력 공급 시스템이 한순간에 바뀔 수는 없어요. 모두가 출발점이 다르고(자원 보유국과 비보유국, 바람 많은 곳과 햇빛 많은 곳…), 경제 구조도 제각각인데, 다 같이 같은 시점에 전환 종착점에 도달한다는 발상 자체가 전략의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우리는 순수 석탄기업(pure play)이라는 게 강점이자 약점입니다. 강점은 '목적의 단일성'이죠. 그리고 ESG가 정점이던 시기에 자기 일에 회의가 들었다면 — 고객을 찾아가 보면 됩니다. 그게 가장 확실한 처방이에요.

고객은 수십 년짜리 계획을 갖고 있고, 발전소는 우리 석탄 품질에 맞춰 지어졌습니다. '좌초자산'이라던 그 통념은, 이제 틀린 것으로 증명됐습니다.
— Paul Flynn, 화이트헤이븐 MD
Chapter 03

오늘날의 전력망, 그리고 택시기사 이야기

중국 금수조치 · 노후 발전소 · 전환 비용
진행자

고객 구성이 출렁였죠. 2020년대 중국이 빠졌다가 다시 돌아왔고, 일본은 꾸준했고요. 지난 10년간 대화가 바뀌었나요?

Paul Flynn

많이 바뀌었습니다. 중국의 비공식 호주산 석탄 금수 조치 — 흥미로웠죠. 화이트헤이븐은 애초에 중국에 연료탄을 판 적이 없어서 영향이 적었고, 오히려 처음엔 우리에게 긍정적이었습니다. 금수가 풀릴 때는 (연료탄보다) 제철용탄이 먼저 풀렸고, 무역 흐름이 재편됐지만 결국 잘 정리됐어요.

더 큰 변화는 따로 있습니다. "연료탄은 곧 대체된다"던 서사 말이죠. 지금 곳곳의 발전소가 여전히 전력망 안정성에 필수적이라는 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Paul Flynn

사람들이 "그 발전소들 불안정하고 운영비 비싸다"고 하죠. 그런데 '당신들은 필요 없을 거다'라고 말해놓고, 약속한 폐쇄 시점에 맞춰 정비를 줄여놨으니 당연한 결과예요. 그러다 물리 법칙이 말을 이깁니다(physics overrides the verbiage). 약속한 시한 내에 기저부하 발전을 대체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닫고, 수명을 연장하죠. 'X년'이라던 게 'X+5', 'X+10'이 됩니다. 그러면 정비에 다시 투자해야 하고요.

여기 NSW의 에라링(Eraring) 발전소가 좋은 예입니다. 전력망 발전용량의 상당 부분인데, 즉각적 대체재가 없어요. "2년 연장"한다지만, 사람들도 금세 압니다 — 그게 마지막 연장이 아니라는 걸.

진행자 註: 출장 중 리델(Liddell, 폐쇄 진행)과 베이스워터(Bayswater) 발전소를 차로 지났는데, 40여 년 가동된 그 규모는 직접 봐야 실감이 난다고. 정치 임기는 짧고(단기), 에너지 전환은 수십 년 단위(장기)라 정치적 미스매치가 구조적이라는 게 플린의 진단.
진행자

택시기사에게 이걸 설명하셨다면서요?

Paul Flynn

공항에서 탄 택시기사가 "재생에너지가 더 싸다던데 어떻게 보냐"고 묻길래, 그에게 와닿게 설명했습니다. "당신은 하이브리드 택시를 샀고, 친구는 같은 날 같은 값에 일반 택시를 샀다고 칩시다. 그런데 당신은 주 1일만 운행하고, 친구는 주 7일 운행합니다. 같은 차값을 들였는데 당신은 7분의 1만 굴린다면, 본전을 뽑으려면 운행 1회당 얼마를 받아야 할까요?"

기사가 "오, 흥미롭네요" 하더군요. 그게 전환 경로를 이해하는 핵심입니다. 게다가 이제는 태양광·풍력·가스·석탄 3~4개 시스템이 과거 1개 시스템이 하던 일을 합니다. 각 시스템이 모두 자본수익을 요구하는데, 그러면서 전기료를 낮춘다? 그건 아직 전 세계 누구도 못 푼 문제입니다.

네 개의 시스템이 과거 한 개가 하던 일을 하면서, 각자 자본수익을 요구하는데, 전기료는 더 싸진다 — 이건 아직 세상 누구도 풀지 못한 개념입니다.
— Paul Flynn, 전력 전환 비용에 대하여
Chapter 04

빅딜: BHP 자산 인수를 어떻게 설계했나

"신주 발행 제로" 제약 위에서 회사를 두 배로
진행자

일본 신일본제철(Nippon Steel)의 (US스틸) 인수 성명도 고품질 제철용탄에 대한 장기 수요를 강하게 시사했죠. BMA 자산을 사들인 그 전체 거래의 구조와 순서 — 처음부터 그대로 실행된 건가요?

쉬운 풀이 — 이 딜이 뭐였나

화이트헤이븐이 BHP·미쓰비시(BMA)의 퀸즐랜드 제철용탄 광산(Daunia·Blackwater 등)을 인수한 거래. 2022년 중반 시작해 약 4년에 걸친 여정. 메이저(BHP)가 ESG 압박으로 팔고 싶어 한 자산을, 중견 기업이 사들여 단숨에 제철용탄 회사로 변신한 사건이다.

Paul Flynn

계획은 두 개였습니다. 2022년 중반, 이 자산이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미리 준비했어요. 전략은 '가장 사기 쉬운 인수자(easy acquirer)'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매도자 입장에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한 매각 절차를 만들어주자 — 패키지로 통째로 사고, 자금은 완전히 조달돼 있고, 호주 상장사라 투명성이 보장되니 (매도자가 일부 신용 위험을 안더라도) 안심할 수 있게.

그리고 결정적 제약이 하나 있었습니다. "신주 발행 없음(no new equity)." 우리는 막 자사주를 약 20% 사들여 주식 수를 줄인 참이었거든요. 18개월간 자사주를 20% 사놓고 다시 신주를 찍는다? 모순이죠. 그래서 자사주 매입을 즉시 중단했습니다.

쉬운 풀이 — 왜 '신주 발행 제로'가 묘수인가

인수 대금을 마련하는 흔한 방법은 ① 신주 발행(주주 지분 희석) ② 부채. 화이트헤이븐은 ①을 봉인하고, 부채 + 매도자한테 빌리기(벤더 파이낸스) + 후불로만 해결했다. 기존 주주 지분을 안 깎고도 회사를 사실상 두 배로 키운 셈. 이게 나중에 "신의 한 수"로 평가받았다.

Paul Flynn

플랜 A는 공동 인수 파트너와 함께였는데, 그 파트너가 끝까지 따라오지 못했어요. 그래서 플랜 B는 우리가 전부 자체적으로 하는 것이었고,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사이 다른 후보들(결국 일본 측, 신일본제철·JFE)이 "당신들이 낙찰되면 우리가 준비돼 있다"며 주변을 맴돌았죠. 그래서 입찰 종료 직후 곧바로 2단계(지분 일부 매각)를 열었고, 두 일본 기업이 들어왔습니다.

흥미로운 건 — 그들이 지분 1%포인트당 지불한 값이, 불과 몇 달 전 우리가 자산을 산 단가보다 높았다는 점입니다. 그만큼 우리가 좋은 값에 샀다는 뜻이죠.

여기 우리에게 창(window)이 열려 있습니다. 그 창은 '석탄이 필요하냐'가 아니라 '누가 그 석탄을 공급하느냐'에 관한 것입니다.
— Paul Flynn, 메이저의 후퇴가 만든 기회에 대하여
Paul Flynn

메이저의 후퇴는 한동안 진행돼 왔습니다. Rio는 2018년에 나갔고요. 사실 오늘의 우리 회사는 Rio와 BHP가 물려준 자산(hand-me-downs)으로 이뤄져 있어요. 꽤 좋은 물림이죠(웃음). 우리는 가운데를 뚫고 들어와, 우리나라 최대 교역국들에게 이 핵심 원료를 공급하는 진지한 호주 공급자가 되려는 겁니다. 우리가 잘 알고 사랑하는 시장이고, 관계도 훌륭하니까요.

진행자

BHP와의 벤더 파이낸스 — 놀라웠습니다. 채권이 12배 초과청약됐다고요.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의 진화를 짚어주시죠.

쉬운 풀이 — 벤더 파이낸스(vendor finance)

파는 쪽(BHP)이 사는 쪽(화이트헤이븐)에게 대금을 나중에 받기로 하거나 사실상 돈을 빌려주는 것. 후불 조건이 컸다(2회×$5억 + 추가 $1억). 매도자가 인수자의 신용을 믿어줘야 가능한 구조라, 호주 상장사라는 투명성이 결정적이었다.

Paul Flynn

이 딜은 제철용탄 매출 비중을 끌어올린 변혁적 거래였습니다. ESG 필터링 관점에서 회사 포지션을 재정립할 수 있었죠. 인수금융 자체는 비쌌지만 — 재무·자금팀이 빠르게 잘 짜냈습니다. 입찰용 브리지론도 준비했지만, 결국 한 번도 쓰지 않았어요. 브리지론은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벽에 등을 대는 것과 같아서, 아예 근처에도 안 갔습니다. 곧바로 리파이낸싱했고요.

이후 2년간 —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을 매우 빠르게 해냈고, 자산 통합·운영 전환도 잘 됐습니다. 분기마다 물량뿐 아니라 원가 측면에서도 좋은 실적을 냈어요. 어려운 시장에서도 마진을 만들어냈고, 일부 동종업체가 그러지 못할 때 우리의 상대적 위치는 극적으로 개선됐습니다.

진행자

그래서 거래 멀티플이 — 인수를 제안하던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거의 두 배 차이죠. 회사의 자본비용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고요.

Paul Flynn

맞습니다. 그리고 그 재평가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고 볼 수도 있어요. 금리(채권)가 재설정된 게 최근 현상이니까요. 인수 당시엔 거의 12배 청약될 만큼 반응이 좋았고, 은행 부분도 잘 받쳐줬습니다. 다만 이건 재무·자금팀만의 성과가 아니에요. 자산을 빠르게 장악·재편하고, 사람을 다 채우고(이건 자산 인수라 직원 한 명 한 명에게 개별 고용 제안을 해야 했습니다 — 첫날부터 그들이 필요했으니까), 광산 계획·마케팅(판매량 2배)까지 조직 전체가 해낸 결과입니다.

Chapter 05

CEO가 되기까지 — 회계사에서 석탄왕으로

EY · 팅클러 그룹 · 애스턴 → 화이트헤이븐
Paul Flynn

저는 본래 20여 년 회계(EY)를 한 재무 전문가입니다. 대학 시절부터 줄곧 광업에 집중했고요. 당시 시드니에도 큰 광업 중심지가 있었습니다. 작은 기업가들도 많이 봤는데, 그중 한 명이 저를 네이선 팅클러(Nathan Tinkler)에게 소개했어요. 그가 한동안 합류를 권했고, 어느 시점에 "당신을 돕겠다"며 들어갔습니다. 그가 성장통을 겪던 때라, 제 일은 그걸 정리해주는 거였죠.

그 과정에서 애스턴 리소시스(Aston Resources)의 모울스 크릭 자산을 화이트헤이븐으로 합치는 작업을 했습니다. 가다라 분지(Gunnedah Basin)는 매우 젊고 품질 좋은 신생 석탄 분지였는데, 철도 우려 때문에 대규모 상업화가 막혀 있었죠(이후 해결). 애스턴이 화이트헤이븐에 합쳐지면서 저는 이사회에 들어갔고, 팅클러 그룹을 떠났습니다. 이후 독립이사로 재선임됐고, 전임 CEO가 은퇴 의사를 밝히면서 CEO 선임 절차를 거쳐 그 자리에 왔습니다.

보통 자문가는 시너지를 그럴듯하게 그려놓고 떠나버립니다. 약속한 걸 책임지지 않죠. 저는 그 약속을 직접 지켜야 하는, 드문 상황에 놓였습니다.
— Paul Flynn, 딜을 설계한 사람이 직접 운영을 맡은 것에 대하여
Chapter 06

모울스 크릭의 규모와 물류

"눈물 흘린 회장님, 그리고 톤당 $60"
진행자

모울스 크릭은 드래그라인 하나로 끝나는 단순한 광산이 아니더군요. 12~13개 탄층(seam)에, 작은 면적인데, 곡물과 공유하는 수백 km 철도를 거쳐서도 건강한 마진을 냅니다.

Paul Flynn

맞아요. 한 대형 JV 파트너의 회장님을 은퇴 전에 현장에 모신 적이 있습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분이었는데, 하루를 둘러본 끝에 눈물을 흘리시더군요. "이 모든 작업을 거쳐 철도로 내리고, 바다 건너 우리나라까지 보낸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요. 제가 답했습니다 — "네, 그걸 톤당 $60에 합니다." 당시로선 꽤 가혹한 가격이었죠(웃음).

벌크 광산이라는 게 그렇습니다. 13~14개 탄층을 작은 면적에서 연 1,200만~1,300만 톤 뽑아내는 — 그 규모치곤 면적이 작아요. 깊이 들어갈수록 개별 탄층 때문에 복잡해지지만, 더 깊이 갈 가치가 있을 땐 그렇게 합니다. 다른 광산은 최악이라도 탄층이 대여섯 개죠. 품질 좋고, 회사의 초석(cornerstone) 자산입니다.

Paul Flynn

뉴캐슬의 NCIG 항만 — 우리가 4분의 1을 소유한 신항입니다. 고도로 자동화돼 있고, 전액 부채로 지어졌어요. 완전히 인도되면(부채 상환 완료 시) 동부 해안에서 톤당 운영비가 가장 싼 시설이 될 겁니다. 지금은 그 부채를 가속 상각(조기 상환) 중인데 — 회사 신용이 이만큼 개선됐으니, 이 인프라 자산도 적절한 부채를 다시 태울 수 있다고 봅니다. 전부 자기자본으로만 굴리는 건 비싼 방식이니까요.

Chapter 07

부채 전략과 퀸즐랜드 로열티

"내 집은 그렇게 안 굴린다" — 숨은 증세 비판
진행자

장기 시야의 일본 파트너, 빠른 부를 쌓았던 팅클러, 그리고 20년 회계 경력 — 부채를 보는 관점은 어떻게 진화했나요? 확고한 원칙이 있나요?

Paul Flynn

관점은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지금 주식시장에서 '고레버리지 석탄주'를 지지할 사람은 없어요(여기서 '고레버리지'는 적정 부채가 아니라 진짜 과도한 부채를 뜻합니다). 우리는 자본배분 프레임워크에 적정 기어링(부채비율) 범위를 공개해놨습니다. 인수로 인해 지금은 그 위에 있지만, 석탄 가격에 따라 향후 디레버리징할 겁니다.

이제 석탄 사업의 조달 비용에 대해 더 합리적인 논의가 가능해졌어요. 6.3~6.4%인데, 여기엔 여전히 '석탄 프리미엄'이 끼어 있습니다. 미 장기금리가 4.5%를 넘는 걸 감안하면 꽤 좋은 금리죠. 불평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산업의 투자등급 채권과 비교하면 프리미엄이 분명 남아 있습니다.

쉬운 풀이 — '석탄 프리미엄'이란

같은 신용등급이라도, 석탄기업은 ESG·평판 리스크 때문에 돈을 빌릴 때 다른 산업보다 금리를 더 얹어 내야 한다. 그 추가분이 '석탄 프리미엄'. 이게 줄어들수록(=조달금리가 내려갈수록) 같은 이익이라도 기업가치는 올라간다. 그래서 플린이 "재평가 여력이 남았다"고 말하는 것.

진행자

퀸즐랜드 로열티 환경 얘기를 빼놓을 수 없죠. 그 주(州)에서 진지한 자본 투자가 멈춰 섰습니다.

Paul Flynn

안타깝게도 단기간엔 안 바뀔 겁니다. 이전 정부가 도입한 추가 로열티 구간은 끔찍했고, 산업에 극적인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바꾸지 않으면 계속 그럴 거예요. 그리고 지난주 예산에서 화제가 된 '브래킷 크리프(bracket creep)'가 정확히 우리 산업에서 벌어지는 일입니다.

쉬운 풀이 — 브래킷 크리프 = 가만히 있어도 증세

로열티 누진 구간이 2022년 이후 고정된 금액이라, 인플레로 석탄 가격이 오르면 자동으로 더 높은 세율 구간으로 밀려 올라간다. 정부는 법을 안 고쳐도 세수가 늘고, 기업은 가만히 있어도 세 부담이 커진다. 소득세에서 물가 올랐는데 과표 구간 그대로면 자동으로 세금 더 내는 것과 같은 원리.

Paul Flynn

현 정부는 어려운 재정 상태를 물려받았고, 우리 산업에 본질적으로 우호적입니다(인허가 간소화 등). 하지만 로열티가 바뀌지 않으면 신규 투자는 실현되지 않아요. 현 임기 내 개정 가능성은 낮게 봅니다. 정부도 지속 불가능하다는 걸 알 거예요. 다만 주정부는 세수 측면에서 쓸 수 있는 지렛대가 거의 없죠.

지출을 줄이면 됩니다(웃음). 저는 제 집을 버는 것보다 더 쓰는 식으로 운영하지 않아요. 여러분도 그렇겠죠. 그런데 어떻게 정부 차원에선 그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지 — 모든 정파의 정부가 개인이 지키는 기본 예산 원칙을 안 지키는 것 같습니다.

진행자 註: 모울스 크릭과 바로 옆 광구를 가르는 500m '생물다양성 회랑(biodiversity corridor)' 규제도 도마에. 원래 경계선 양쪽 50m였던 게 인허가 과정에서 250m로 늘었다. 플린 왈 — "회랑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는 통로인데, 양쪽 어디로도 갈 데가 없는 '고립된 띠'다. 게다가 거기 사는 종 대부분은 날아다닌다(airborne)." 활동가 소송에 정부가 과도하게 보수적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것.
Chapter 08

제철용탄 성장, 인도·중국, 그리고 희토류

성장의 방향, 그리고 "끝나는 날짜는 없다"
진행자

향후 성장 방향은?

Paul Flynn

전반적으로 제철용탄(met) 쪽입니다. 연료탄 성장은 빅토리(Vickery)로 당장의 수요를 대체로 충족합니다 — 인허가 받아 소규모로 열었고, 석탄 품질이 모울스 크릭보다도 우수해요(연료탄 시장 벤치마크가 모울스인데, 빅토리는 그보다 한 단계 위). 적기에 자본을 투입하면 연 1,000만 톤까지 갈 수 있고, 블렌딩·시설 공유 등 그룹 시너지도 큽니다.

중요한 건 — 제철용탄으로 옮긴 건 ESG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좋은 제철용탄 자산이 시간이 갈수록 연료탄보다 돈을 더 번다'는 인식이 동기였어요. 우리는 가다라 분지에 갇혀 있었고(고품질이라도 세미소프트 코킹콜이 한계), 더 나은 제철용탄에 노출되려면 가지를 뻗어야 했습니다. Rio가 떠날 때 Winchester South를 집어 들었고, BMC 자산도 봤죠(좋은 값을 치렀습니다).

진행자

인허가가 의미 있게 진척되지 않은 데 대한 실망은?

Paul Flynn

프로젝트의 잉태 기간이 너무 길어졌다는 데 다들 좌절할 겁니다. 우리 팀 탓은 거의 없어요. 활동가들의 '법적 괴롭힘(lawfare)'에 규제 체계가 흔들렸고, 그게 모든 정파의 정부를 겁먹게 해 인허가가 과도하게 보수적이고 길어졌습니다. 활동가들은 최종적으로 못 이긴다는 걸 알면서도, 법정에 오래 묶어두며 지연시키고 비용을 물립니다. 그게 그들의 플레이북이에요 — "시간은 모든 프로젝트의 적"이니까요.

진행자

제철용탄 시장에 들뜬 사람들은 다 인도를 가리킵니다. 과장된 건 아닐까요?

Paul Flynn

아니요, 전혀. 인도의 움직임엔 진짜 실체가 있습니다. 고객 대부분이 신규 고로(blast furnace)를 건설 중이에요 — 민간뿐 아니라 정부도. 그게 채워져야 하니 수요가 옵니다. 단, 단기적으론 값싼 중국산 잉여 철강을 들여오고 있어서, 철강 소비 증가율이 곧바로 원료 소비 증가율로 이어지진 않습니다. 그 차이만큼이 값싼 완제품(중국 철강)인 거죠.

쉬운 풀이 — 왜 인도 수요에 '시차'가 있나

인도가 철을 많이 쓴다고 해서 곧장 제철용탄 수요가 폭증하는 게 아니다. 일부를 중국이 싸게 떠넘기는 완제품 철강으로 채우면, 인도 안에서 직접 쇳물을 안 뽑은 만큼 원료탄은 덜 쓴다. 중국 잉여 철강이 정리되고 인도 고로가 풀가동되는 시점에 원료탄 수요가 본격화된다는 뜻.

Paul Flynn

Winchester South 석탄 품질은 인도에서 선호됩니다. 호주 제철용탄의 유일한 성장지는 Bowen coal measures인데, 글로벌 기준 우수하지만 최상급 PLV(프리미엄 강점결탄, Goonyella급)보다는 한 단계 아래죠 — 그 최상급은 더 늘릴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장은 Bowen 쪽에서 나옵니다.

지금 인도 철강사들이 호주에 자주 옵니다. "신규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이 왜 이렇게 빈약하냐(텅 빈 찬장)"를 파악하려고요. 답은 로열티죠. 그들이 퀸즐랜드 주정부에 하는 말이 좋은 메시지입니다 — "우리는 이만큼 성장하며 고로에 돈을 쓰는데, 당신들 파이프라인은 그 수요를 못 채운다. 그럼 우린 다른 데서 열등한 제품을 사야 한다. 당신들, 프로젝트를 더 지을 건가 말 건가?"

진행자

반대편엔 중국이 있죠. 부동산 침체로 값싼 철강을 수년째 글로벌 시장에 쏟아내고 있는데요.

Paul Flynn

지금 세상은 불확실성투성이고, 그 일부가 여기 있습니다. 중국 경제는 괜찮지만 원하는 수준은 아니에요. 무역 분쟁(skirmish) 와중이라 패를 가슴에 바짝 붙이고 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면 중국 잉여 철강이 좀 더 오래갈 수 있어요. 다만 인도의 기저 성장은 분명하니, 시간이 지나면 그게 잉여를 잠식할 겁니다.

우리는 중국에 지금보다 더 팔 생각이 없어요. BMA 인수로 물려받은 중국 비중은 미미한데, 그걸 미미하게 유지하고 전통 시장(일본·인도 등)에 집중할 겁니다.

진행자

사실상 '반올림 오차'에 불과하지만 — 희토류 투자, 전략적으로 읽어도 될까요?

Paul Flynn

반올림 오차로 생각하세요(웃음). 다만 아주 잘된 반올림 오차입니다. 발상의 출발점은 — 언젠가 연료탄이 정말 끝날 수도 있다는 인식이었어요(우린 그게 한참 멀었다고 봅니다만). 많은 이가 "더 키우지 말고 그냥 수명까지 굴려라, 어차피 아무도 안 쓸 테니"라고 했는데, 그건 헛소리고요. 게다가 만약 끈다 해도 석탄은 품질이 가장 높아서 가장 마지막에 꺼집니다.

우리는 회사에 '끝나는 날짜'가 있어야 한다는 통념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우리의 광업 역량은 다른 광물로 돌릴 수 있으니까요.
— Paul Flynn, 희토류 투자의 논리에 대하여
Paul Flynn

우리는 에너지 회사가 아니라 광업 회사입니다. 변화의 바람이 기존 사업 일부를 누른다면, 동시에 다른 광물엔 모멘텀을 줄 겁니다. 그래서 '수십 년 단위(decadal)' 시야로, 좋은 광상(deposit)의 원칙을 적용해 주니어 탐사기업에 소수 지분을 잡고 도왔습니다. 그들은 개발 자금을 끝까지 못 대고, 결국 댈 수 있는 누군가에게 넘기고 싶어 하니까요. 그 사고를 몰아붙인 힘(ESG 압박)은 이제 누그러졌지만, 포트폴리오에 두기 유용하냐? 네. 단, 초점은 아닙니다.

진행자

5년 뒤, 호주 정부 정책이 안 바뀐다면 — 해외 자산을 진지하게 보거나 이미 샀을 가능성은?

Paul Flynn

좋은 질문인데, 가능성은 낮습니다. 석탄 기준으로 보면, 다른 산탄국 대부분이 호주보다 사정이 더 나빠야 그쪽으로 갈 텐데, 상황이 정말 처참하지 않은 한 그럴 일은 없어요. 우리 석탄 전략은 '호주 한정(Australian-bound)'이고, 여기 성장 기회가 충분합니다(Winchester뿐 아니라 Blackwater의 남쪽 확장 등).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퀸즐랜드의 까다로운 로열티 제도는 바뀔 거라 봅니다. 희망 섞인 생각일지 몰라도요.

진행자

(웃음) 브리즈번 올림픽이 6년 뒤죠. 석탄 로열티로 자금을 댈 '석탄 올림픽'이 되겠네요. 폴,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Paul Flynn

감사합니다. 또 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