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밸류 신용 투자자에서 주식·벤처·사모신용을 아우르는 자본 배분가로 — 써드포인트 창업자 댄 로브가 들려주는 시장 적응과 끊임없는 개선의 기록
"기술 기업이 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산업재나 소비재만 보고 테크는 그냥 패스하겠다던 시절이 있었죠. 하지만 오늘날엔 누구나 테크 투자자가 되어야 합니다. 경제에서 가장 크고, 가장 빠르게 자라며, 복리로 불어나는 영역이니까요."
사람들이 '거시'라고 하면 보통 정부가 발표하는 성장률, 실업률, 인플레이션, 금리, 환율, 금이나 암호화폐 가격 같은 것들을 떠올립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모든 것이 두 가지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다고 봐요.
첫째는 유가입니다. 이건 전쟁과 지정학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달려 있죠. 둘째는 AI입니다. 인프라 투자 같은 지출 측면, 그리고 그것이 사회와 경제에 미칠 영향 — 이 두 가지가 제가 정말 깊이 이해하려고 집중하는 핵심입니다.
저는 타고난 거시 투자자는 아니에요. 하지만 결국 모든 건 연결되어 있습니다. AI 한 가지만 깊이 파고들어도 에너지, 반도체, 자본 시장, 노동 시장까지 줄줄이 따라오죠. 그래서 한 축을 제대로 이해하면 다른 것들의 윤곽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자리 단단히 붙잡으세요. 앞으로는 모든 게 더 빨라지기만 할 테니까요."— 댄 로브
출발점은 딥밸류와 이벤트 드리븐 신용 투자였습니다. 회사가 파산하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채권과 청구권의 가치가 잘못 매겨지는 경우가 많아요. 시장이 그 복잡함을 외면하는 틈을 파고드는 거죠.
그 기본 틀을 스핀오프, 민영화, 비자나 마스터카드처럼 새로 만들어진 회사들, 그리고 대형 합병의 시너지 같은 데까지 확장해 적용했습니다. 오랫동안 과소평가받던 아름다운 사업 모델이었고, 진짜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었어요. 1995년 펀드 출범부터 대략 2013~2015년까지는 이게 우리의 주특기였습니다.
원칙 자체는 영원합니다. 하지만 게임의 양상이 달라졌어요. 예전의 통계적 저평가, 단순한 차익거래 기회는 시장이 효율화되면서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질(quality) 높은 기업과 거대한 테마를 중심으로 옮겨갔습니다.
핵심은 적응입니다. 한 가지 스타일에 고착되면 안 돼요. 한때는 신용과 이벤트 드리븐이 전부였지만, 지금은 주식, 벤처캐피털, 사모신용까지 자본을 유연하게 배분하는 쪽으로 진화했습니다. 시장이 변하면 우리도 변해야 합니다.
"기술 기업이 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테크는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치니까요."— 댄 로브
모든 증거가 펀더멘털을 가리켰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반도체 장비, 메모리 — 그 주변 모든 것이 엄청나게 강했어요. 그런데 흥미로운 일이 벌어졌죠.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겁니다.
3년 전 엔비디아가 괴물 같은 분기 실적을 냈을 때를 떠올려 보세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주가는 계속 올랐습니다. 그러다 연속으로 탄탄한 숫자, 충격적으로 좋은 숫자를 내놓는데도 주가가 폭락하고 섹터 전체가 내려앉았죠. 마이크론도 마찬가지였어요. 80% 성장이라는 경이로운 분기를 냈는데 주가는 조금밖에 안 올랐습니다. 기대가 이미 그만큼 반영돼 있었으니까요.
바로 여기서 인간의 역할이 들어옵니다. 펀더멘털은 한 방향으로 가는데 주가는 반대로 갈 때, 그 어려운 매매 결정을 내리려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좋은 지배구조의 핵심은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면서도 장기적 가치 창출에 정렬되어 있느냐입니다. 주주의 이익과 경영진의 인센티브가 한 방향을 향해야 해요. 나쁜 지배구조는 대개 그 반대입니다 — CEO와 그 가족이 이사회를 채우고, 견제 장치가 없으며, 자기들끼리의 안락함을 위해 회사가 운영되는 경우죠.
제가 행동주의에 나서는 곳들을 보면 하나의 패턴이 보입니다. 스스로를 대단히 높은 지위로 내세우지만, 그 지위에 걸맞게 살고 있지 못한 회사들이에요. 그 간극이 곧 기회입니다.
회사에 사회적 압력을 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글쓰기와 PR입니다. 명확한 논리로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면, 경영진은 결국 반응할 수밖에 없어요. 제 활동을 쭉 돌아보면 — 지위는 높이 내세우지만 그에 부응하지 못하는 곳, 그 지위가 '계속 증명될 때'에만 정당화될 수 있는 곳들을 겨냥해 왔습니다.
"지위는 끊임없이 증명될 때만 정당합니다. 그 간극이 기회죠."— 댄 로브
소더비야말로 '높은 지위, 낮은 성과'의 전형이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명품 경매 브랜드라는 자부심은 가득했지만, 실제 경영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았죠. 우리는 그 격차를 보고 들어갔고, 이사회와 전략에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결국 회사가 스스로의 위상에 맞는 운영 규율을 갖추도록 만드는 과정이었습니다.
워런 버핏 스타일로 테크를 건너뛰고도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던 시절이 있었죠.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테크는 경제에서 가장 크고 빠르게 자라며 복리로 불어나는 부분이고, 다른 모든 것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오늘날엔 누구나 테크 투자자가 되어야 합니다.
저는 우리 펀드 안에서 AI를 적극적으로 씁니다. 특히 클로드(Claude)는 개인이 스스로를 끊임없이 개선하게 만드는 도구예요. 자율성을 높여주고, 쏟아부은 만큼 돌려줍니다. 저는 모두에게 이걸 활용하라고 독려합니다. 어떤 사람은 밤새 에이전트를 돌리며 엄청난 토큰을 쓰고, 저처럼 질의 위주로 쓰는 사람도 있죠. 어쨌든 다들 깊이 관여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관련 정보를 한데 녹여 넣을 수 있다니, 얼마나 멋진 기회입니까."— 댄 로브
소니는 단순한 투자 그 이상이었습니다. 아베 정권기, 일본 기업 지배구조에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던 바로 그 시점이었거든요. 일본 대기업들은 오랫동안 서로 얽힌 교차 지분과 폐쇄적 문화에 갇혀 있었습니다.
우리가 들어가 분할과 자본 배분의 재고를 제안했을 때, 그건 일본 시장 전체에 신호가 됐습니다. 이후 일본 정부도 옳은 방향으로 움직였어요. 교차 지분을 풀고, 장부가 이하로 거래되는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식으로요. 그런 변화의 한복판에 있었다는 점에서 소니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다나허(Danaher) 투자가 가장 교훈적이었습니다. 책으로 배우는 것과 직접 부딪혀 배우는 것은 다르거든요. 다나허는 'DBS(Danaher Business System)'라는 운영 체제로 유명합니다. 끊임없는 개선, 즉 카이젠을 조직 전체에 체화한 시스템이죠.
저는 개인 차원에서도 조직 차원에서도 '지속적 개선'에 집착합니다. 좋은 기업은 한 번 잘하고 멈추는 게 아니라,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는 규율을 시스템으로 갖추고 있어요. 다나허는 그걸 가장 잘 보여준 사례였습니다.
"저는 개인이든 조직이든, 끊임없는 개선에 집착합니다."— 댄 로브
보험은 본질적으로 '영구 자본'을 만들어 줍니다. 보험료로 들어온 플로트(float)를 운용하면, 단기 자금 유출입에 흔들리지 않고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토대가 생기죠. 버크셔가 보여준 모델의 변형이라고 보면 됩니다.
지금도 새 보험 회사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운용 역량과 영구 자본을 결합하면, 시장의 변동성에 끌려다니지 않고 우리 페이스대로 자본을 배분할 수 있게 됩니다.
고통스러운 경험이었습니다. 가장 큰 교훈은 지배구조와 투명성을 절대 타협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아무리 성장세가 화려하고 창업자가 천재처럼 보여도, 견제 장치와 검증 가능한 구조가 없다면 그건 위험 신호입니다.
결국 우리가 처음부터 강조해 온 원칙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 좋은 지배구조, 정렬된 인센티브, 그리고 검증할 수 있는 실체. 화려함이 아니라 구조를 봐야 합니다.
90년대에 저를 차별화시킨 건 아무도 풀지 못한 복잡한 사안을 주말 내내 파고드는 끈기였습니다. 드렉셀(Drexel) 파산 청구권이 그랬어요. 가치 풀과 청산의 복잡성을 아무도 이해하지 못했고, 청구권은 과대평가, 자산은 과소평가되어 있었죠. 그 복잡함을 끝까지 파고든 것이 파산 역사상 최고의 투자 중 하나가 됐습니다.
지금 시대에 필요한 건 '주니어 개빈 베이커' 같은 사람입니다. 한 산업을, 한 기술의 미묘한 뉘앙스를 깊이 이해하는 사람이요. 케이시스 제너럴 스토어처럼 평범해 보이는 회사가 왜 최고의 주식이 됐는지 — 그 이면의 디테일을 읽어내는 능력이 핵심입니다.
모든 것이 가속화될 겁니다. 자리를 단단히 붙잡아야 해요. 가장 중요하고 가장 관련 있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가려내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거기서 인간의 역할이 다시 들어옵니다.
향후 몇 년은 괜찮을 거라 봅니다. 완전히 AI가 운영하는 자본 시스템이 등장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대해 알 수 있는 모든 관련 정보를 한데 녹여 넣을 수 있다는 것 — 투자자로서 이보다 멋진 기회가 또 있을까요.
개빈 베이커가 팔머 럭키의 말을 인용해 제게 들려준 한마디가 오래 남았습니다. 아무것도 없던 시절, 가능성을 믿어준 사람들 — 그것이야말로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장 귀한 것이라는 이야기였죠.
"돈으로 살 수 없는 단 한 가지는, 당신이 빈손이었을 때 당신을 믿어준 친구들입니다."— 댄 로브 (개빈 베이커, 팔머 럭키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