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처음 만났을 땐 ‘AI가 진짜 쓸모가 있긴 할까’를 묻는 단계였다. 2주 전까지만 해도 ‘대단하긴 한데 제대로 작동은 안 하네, 그래도 멍청해 보이긴 싫으니 입 닫자’는 분위기였다.” 알렉스 카프는 특유의 직설로 AI 시장의 현주소를 요약한다. 철봉 매달리기에서 시작해 국유화 경고로 끝나는 이 대담은, 거품의 해부도이자 팔란티어의 자기 변론이다.
철봉 5분 30초, 그리고 ‘쉬는 날의 기술’
AIPCon 분위기, 지난번과 뭐가 달라졌나요? 그리고 요즘 ‘데드 행(철봉 매달리기)’에 빠지셨다던데, 지난번에 5분 기록하셨다고요.
우선 여러분이 전보다 훨씬 성공했고 돈도 많이 번 것 같네요. (웃음) 데드 행은 요즘 5분 30초에서 정체기예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매일 매달리려 한다는 겁니다. 다른 운동처럼 휴식과 회복이 필수예요. 저는 일주일에 딱 한 번만 한계까지 갑니다. 목표가 2분이면 평소엔 1분 30초까지만 버티고 억지로 싸우지 않는 날을 둬요. 그 전날은 무조건 쉬고요. 결국 꾸준한 루틴이 전부입니다.
‘토큰맥싱’ — 가치 없는 AI 소비 중독
똥멍청이도 이해하는 한 줄
토큰맥싱(Tokenmaxxing) = 실제 비즈니스 가치는 안 만들면서, AI를 ‘쓰는 행위’ 자체에 집단으로 중독되는 현상. 토큰(=AI 사용량/연료)을 태우는 게 목적이 돼버린 상태.
지금은 사람들이 토큰맥싱의 실체를 알아채기 시작했어요. 우리 회사 안에선 이걸 대놓고 ‘자위행위 끊기(Demasturbatory) 제품’이라고 부릅니다.
직원들이 온종일 앉아서 AI로 날씨나 확인하고 개인 잡무에 씁니다. 겉보기엔 이메일 다 분류하고 대시보드도 만드니 생산적여 보이죠. 그런데 실질 가치는 제로예요. 일종의 ‘포르노 중독’입니다.
비즈니스 문제는 돈을 더 처발라서 풀리지 않아요. 자본을 넣기 전에 ‘정확한 방법(Right way)’을 찾는 게 핵심입니다.
모델은 결국 범용화된다. 하지만 안목(Taste)은 스케일업할 수 없다.
핵심 경쟁력: ‘온톨로지’ + ‘안목’
기업은 AI를 어떻게 배포해야 하나요? 팔란티어의 철학은요?
핵심 경쟁력은 결국 ‘안목 + 자본’입니다. LLM 자체는 스케일업되고 범용화되지만, 안목은 복제가 안 돼요.
우크라이나 최전선이든 이스라엘이든 일반 기업이든, “어떤 문제가 정말 풀 가치가 있는가”를 가려내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중국 GDP 보고서 쓰는 수준은 AI가 합니다. 하지만 석유·가스 시추의 특수한 법적·윤리적 프로세스, 자동차·군사 공급망을 바꾸는 정밀한 작업은 LLM이 ‘대체’가 아니라 ‘강화’하는 영역이에요.
수많은 AI 프론티어 기업이 투자자에겐 엄청 매력적이지만, 실제 기업 현장에선 전혀 매력적이지 않습니다.
우리 영업 비밀이 뭔지 아세요? 고객한테 “우리랑 먼저 얘기하지 마시고, 저 핫한 AI 프론티어 기업들이랑 이틀만 먼저 써보고 오세요”라고 하는 겁니다. 그럼 미친 듯이 우리 문을 두드려요. 버스회사 사장이나 해병대 군인은 성과 없이 돈만 축내는 토큰맥싱을 극도로 싫어하거든요.
LLM의 한계 — 코드의 세 계층
LLM은 코드를 빠르게 짜는 데선 마법 같아요. 하지만 ‘지식 저장소’로는 작동할 수 없습니다. 코드를 세 가지로 나눠보죠.
코드의 3계층
- 프리미티브(Primitives) — 군·국방부·기업이 쓰는 하드코딩 인프라. 세상을 아주 로우 레벨에서 이해해야 하고 수백만 시간의 공력이 들어감.
- 관리형 코드 — FDE(현장 배치 엔지니어)가 짜고 플랫폼 위에서 관리·증강되는 코드.
- 자유 코드(Free Code) — 대시보드·금융 확률분석처럼 ‘대충 맞으면 되는’ 영역. LLM이 마법 같지만 동시에 중독적. “대시보드 하나만 더…” 하다 빠짐.
AI는 종교가 없던 사람의 마음을 채우는 ‘종교적 매력(Charisma)’이 있어요. 하지만 기업의 진짜 핵심 문제는 못 풉니다. 오히려 팔란티어는 LLM 덕에 비즈니스가 스테로이드를 맞았습니다. AI 코드를 제대로 배포·작동시키려면 결국 우리 온톨로지(Ontology)와 아폴로(Apollo) 위에서 리플랫포밍을 해야 하니까요.
경쟁사가 늘수록 좋은 이유
다른 빅테크들이 수백억 달러를 쏟아 팔란티어를 따라 합니다. 흥미롭지 않나요?
처음엔 시장에 노이즈를 만드니 방해됩니다. 20년 전 제가 했던 말을 그대로 따라 하면서 다른 팟캐스트에서 “참 통찰력 있네요” 인터뷰하는 걸 보면 기묘하죠. (웃음)
하지만 경쟁자 증가는 시장을 키우는 데 결정적입니다. 방산테크만 봐도, 우리 혼자면 국방 예산에서 가져올 비율이 작지만 유사 기업 50개가 생기면 파이 자체가 커지고 비교 우위가 확실해집니다. 진지한 고객은 결국 우리 걸 사게 돼 있어요.
무엇을 보호하고, 무엇을 퍼블릭 클라우드에 올리고, 무엇을 온프레미스에 둘지 — 그 모든 결정이 결국 ‘안목’에 의해 중재됩니다.
우리는 지금 위기를 향해 몽유병 환자처럼 걸어가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를 향한 ‘국유화’ 경고
제가 6개월 전부터 밸리의 거물들에게 계속 경고하는 테마가 있어요. “우리는 결국 규제받거나 국유화될 것이다.”
그들은 “미국 역사상 그런 적 없다, 우리가 이렇게 가치를 만들고 인기 많은데 왜 국가가 국유화하냐”며 비웃죠. 하지만 지금 대중의 모멘텀은 규제·국유화 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기술이 모든 걸 바꾸는 세상에서 우리가 그 위험을 열린 마음으로 논의하고 커뮤니티적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기술을 전혀 모르는 정치인과 로비스트들에 의해 쇠사슬에 묶이듯 규제당할 겁니다.
“2/3 해고 자랑 = 버니 샌더스 선언문 서명”
마지막으로, 포춘 500 CEO들과의 인력 계획 대화는 어떤가요? AI로 직원을 대거 해고했다는 얘기가 많은데요.
저는 대기업 CEO뿐 아니라 노조·소방관·군인과도 많이 얘기합니다. 기술로 사람의 능력을 업스케일하면 그 인력의 가치는 훨씬 커져요.
리더들이 “AI 덕에 노동자 2/3를 해고할 수 있게 됐다”고 자랑하듯 떠드는 건, 스스로 버니 샌더스의 선언문에 서명하는 꼴입니다. 미국 대중은 AI가 자기 일자리를 위협하는 위험한 불꽃임을 본능적으로 압니다. 기업이 그 불을 가지고 놀면서 “내 손은 안 타겠지”라고 착각하는데, 그 불은 결국 우리 모두를 집어삼킬 거예요.
전쟁터에서도 제품을 다루는 말단 군인의 가치가 훨씬 높아졌습니다. 미래의 성공 기업은 최상위부터 최하위 스택까지 ‘안목을 가진 창의적 인재’로 가득 찰 겁니다.
“뒤에 아주 똑똑한 임원분이 대기 중이니 전 이만 가보겠습니다. 즐거운 대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