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앱이라는 정체성을 버린 다라 코스로샤히. 그는 이제 자율주행·드론·여행·배달을 한데 묶어 “현실세계의 운영체제”가 되겠다고 말한다.
한 줄로: 우버의 다음 챕터는 ‘AV 기술회사’가 아니라, AV·드론·여행·배달 공급을 한데 모으는 현실세계 수요 집합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다라 코스로샤히는 인터뷰 내내 한 가지를 분명히 한다. 우버는 디지털 앱 회사가 아니라는 것. 주문도, 검색도, 호출도 화면에서 시작되지만, 실제 가치는 도로와 음식점, 공항과 호텔 같은 ‘현실세계’에서 이행된다. 그래서 그는 AI의 다음 파도가 챗봇이 아니라, 차와 드론을 직접 움직이는 Physical AI라고 본다.
그 교차점에 우버가 서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 대담은 우버가 그 자리를 어떻게 돈으로 바꿀 것인지에 대한 설계도에 가깝다. 합류 배경부터 자본 배분 철학까지, 시간 순서가 아니라 주제별로 그의 답을 재구성했다.
Expedia에서 13년, 배리 딜러 곁에서 안정적인 커리어를 갖고 있었습니다. 왜 스캔들로 무너지던 우버로 갔습니까?
솔직히 헤드헌터가 제안했을 때 첫 반응은 “말도 안 된다”였습니다. 그런데 선밸리 컨퍼런스에서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가 이렇게 말하더군요. “삶이 언제부터 행복에 관한 거였나? 임팩트에 관한 것 아니냐”고요.
그 한마디가 생각을 바꿨습니다. 우버는 사람들이 이동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는 회사였고, 전 세계 1천만 명이 넘는 드라이버·배송 파트너가 그 위에 올라타 있었습니다. 그 영향력의 크기에 끌렸습니다. 결국 세상을 바꾸는 회사에서 직접 차이를 만들고 싶었던 겁니다.
Life is about impact.
합류 당시 우버는 어떤 상태였습니까?
한마디로 complete chaos였습니다. 창업자 트래비스 캘러닉 이후 임시 리더십 체제였고, 이사회는 회사의 미래보다 지배권 다툼에 더 집중하고 있었습니다. 안과 밖이 동시에 흔들렸죠.
제가 한 핵심 작업은 복잡한 문제를 잘게 쪼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걸 벡터 수학에 비유합니다. 3차원처럼 보이는 문제도 각 차원으로 나눠 풀면 해결 가능하니까요. 이사회 안정화, 이해관계자 신뢰 회복, 규제기관·대중과의 소통, 경영진 재구성, 낡은 문화와 인재 풀의 분리 — 이렇게 따로 떼어 하나씩 손봤습니다. 론 슈거를 이사회 의장으로 모셔오고, 토니 웨스트 같은 새 경영진을 보강했습니다.
Complete chaos.
그 압박을 어떻게 견딥니까?
아내 시드는 저를 “로봇”이라고 부릅니다. 배경에는 9살 때 이란에서 미국으로 이주하며 가족이 모든 것을 잃은 경험이 있습니다. 아버지가 사업과 자산을 잃고, ‘거대한 사람’에서 점점 빛을 잃어가는 모습을 봤습니다.
그 경험은 제게 두 가지를 남겼습니다. 하나는 다시 일어서려는 큰 chip on the shoulder, 다른 하나는 일과 운명이 ‘내 인간 자체’를 무너뜨리게 두지는 않겠다는 결심입니다. 그래서 문제를 감정적으로 과잉반응하기보다, 엔지니어처럼 리스트로 적고, 테스트하고, 학습하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육아관도 여기서 이어집니다. 아이에게 모든 걸 대신 해결해주는 건 장기적으로 해가 될 수 있습니다. 사랑은 충분히 주되, 아이가 자기 과제와 책임을 직접 감당해야 세상에서 버틸 수 있다고 봅니다.
지금 우버의 가장 큰 질문은 무엇입니까?
AI입니다. 사실 우버는 원래부터 ‘예측과 확률’의 비즈니스였습니다. 앱 안의 화면은 정해진 구조지만, 현실세계에서는 교통체증, 기사 취소, 음식 지연 같은 변수가 끝없이 터집니다. 이 확률적 현실을 다루려고 오래전부터 머신러닝을 써왔습니다.
그런데 대형 모델이 등장하면서 사용자 의도 예측, 검색, 추천, 운영 효율, 개발 생산성까지 전부 한 단계 올라가고 있습니다. 저는 이걸 위에서 명령으로 밀어붙이기보다 바텀업 발명 문화로 봅니다. 일부 인도 개발자들은 코드 커밋이 10배로 늘었다고 하더군요.
다만 분명히 해둘 게 있습니다. 기존 프로세스를 20~30% 빠르게 만드는 건 첫 단계일 뿐입니다. 진짜 목표는 AI를 전제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바닥부터 다시 짜는 겁니다. 그리고 비용은 이미 현실 문제입니다. 우리는 연간 AI 예산을 한 분기 만에 거의 다 써버렸습니다. 그래서 탐색 단계에서는 프런티어 모델을 마음껏 쓰되, 스케일 단계에서는 더 효율적인 모델이나 오픈소스로 전환하는 전략을 씁니다.
‘탐색용 모델 ↔ 스케일용 모델’을 의식적으로 분리한다는 대목이 핵심이다. 이는 우버만의 얘기가 아니라 모든 AI 도입 기업의 비용 곡선을 읽는 틀이 된다. 즉, 단기적으로 프런티어 모델(고비용) 수요가 폭발하더라도, 일정 규모에 도달한 워크로드는 효율 모델·오픈소스로 빠르게 이전된다는 뜻 — AI 추론 수요와 모델 공급사의 장기 마진을 가늠할 때 함께 봐야 할 신호다.
자율주행 시대에 우버가 이기는 조건을, 한 단어로 답한다면?
Supply. 공급입니다. 우버는 겉으로는 ‘수요 회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공급 회사’입니다. 우리의 성장 공식은 늘 같습니다. 먼저 드라이버·음식점·리테일러·식료품점·배송 파트너 같은 공급을 깔고, 그다음 수요가 따라오게 만드는 거죠. 대도시뿐 아니라 다음 50개, 다음 200개 도시까지 촘촘히 공급을 깔아야 합니다.
자율주행도 같은 논리입니다. 우리는 Waymo, Nuro, Lucid, Nvidia, Waabi, Wave, WeRide, Pony AI 등 30개가 넘는 파트너를 갖고 있습니다. 목표는 모든 AV 기술을 직접 만드는 게 아니라, ‘디지털 드라이버’를 만드는 회사들이 시장에 나올 때 우버가 그들의 go-to-market 파트너가 되는 것입니다.
AV 업체가 운전 기술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우리는 뒤에서 차고지·충전·도시 규제·플릿 파트너·금융·보험·데이터 수집·즉시 수요 연결을 제공합니다. 자율주행차는 비싸기 때문에 차량당 매출과 가동률이 ROI를 좌우합니다. 우버 네트워크에 들어온 AV는 그렇지 않은 차량보다 30% 이상 더 바쁘게 굴러갑니다. Waymo 같은 회사는 경쟁자이면서 동시에 파트너입니다. 호텔과 OTA 관계와 똑같죠. 호텔도 직접 채널을 만들지만, 익스피디아 같은 플랫폼의 추가 수요도 원하니까요.
승부는 가장 좋은 AV 한 대를 만드는 게 아니라,
모든 AV 공급이 우버를 통하지 않으면 아쉬워지는 구조를 만드는 데 있다.
자율주행이 성공하면 시장은 얼마나 커집니까?
또 하나의 1조 달러 마켓플레이스가 열립니다. 논리는 단순합니다. AV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비용이 내려가면 교통비가 내려가고, 교통비가 내려가면 수요가 늘어납니다. 루시드와 누로가 함께 만드는 중형차는 6만~7만 달러 수준까지 갈 수 있고, 하드웨어는 세대가 바뀔 때마다 보통 30~40%씩 비용이 빠집니다.
초기 우버도 ‘택시 시장 크기’로만 평가받았지만, 실제로는 택시 시장보다 훨씬 커졌습니다. AV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교통 시장을 단순 대체하는 게 아니라, 더 싼 가격으로 새로운 수요 자체를 만들어냅니다.
가장 큰 실패 리스크는 대중의 반발입니다. AI가 전기요금 상승, 일자리 위협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처럼, AV도 운전자 소득·응급서비스·도시 운영·접근성 문제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는 속도로 가야 합니다. 다만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는 결국 ‘공급 접근성’이고, 그래서 모빌리티·배송·화물까지 거의 모든 AV 공급자와 손을 잡으려는 겁니다.
Magic turns to normal.
드론 배송은 언제 본격화됩니까?
병목은 결국 배터리 밀도입니다. 배터리가 자기 무게를 들고, 추가로 상품을 들고, 충분한 거리와 충전 사이클까지 감당해야 하니까요. 음식·식료품 드론 배송은 2~5년 안에 실제 스케일을 만들기 시작할 수 있지만, 2년 뒤 모두의 일상이 되지는 않을 겁니다. 5~10년 뒤에는 점점 정상적인 서비스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역별 속도는 다릅니다. 중동이 가장 빠릅니다. 아부다비, 두바이, 사우디의 규제기관은 신기술에 매우 적극적이죠. 미국은 캘리포니아와 텍사스가 빠르고, 뉴욕·보스턴은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유럽은 뒤처지지 않으려는 인식 속에서 따라잡기 시작했고, 런던 파일럿 가능성도 보고 있습니다.
Uber One은 결국 무엇을 노리는 겁니까?
Uber Eats의 국제 확장은 기본기가 전부입니다. 선택지 확보, 음식점·상점 온보딩, 30분 내 신뢰성 있는 배송. 현재 우리가 운영하는 도시 기준으로 서비스 가능한 음식점·상점의 40~50% 정도를 확보했습니다. 우리의 마법 소스는 크로스플랫폼입니다. Mobility 고객에게 Delivery를 자연스럽게 노출하는데, 실제 Eats 예약의 약 13%가 Mobility 비즈니스에서 넘어옵니다.
Uber One은 현재 5천만 명 회원, 전년 대비 50% 성장 중입니다. 저는 이걸 넷플릭스처럼 설명합니다. 같은 값에 더 많은 콘텐츠를 주는 멤버십이죠. 이동 할인, 서지(surge) 보호, 무료 배달, 식료품 수수료 혜택, 호텔 10% 캐시백이 한데 묶입니다.
멤버십 경제학은 초기에 손실을 감수하는 구조입니다. 첫해엔 회원당 손실이 날 수 있지만, 2~4년 뒤 더 많은 사용과 락인으로 수익성이 생깁니다. 아마존 프라임이 초기 valley of despair를 지나 장기 유닛 이코노믹스로 증명해낸 데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 모든 걸 가능하게 하려면 직원들이 공급자 입장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직접 전기자전거를 사서 샌프란시스코에서 음식 배달을 해봤고, 테슬라로 승객도 태워봤습니다. 소비자는 앱을 30초만 보지만 드라이버는 6~10시간을 켜둡니다. 그래서 흔치 않은 P95 버그도 훨씬 자주 겪죠. 그게 바로 building with heart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Eats 예약의 13%가 Mobility에서 온다”와 “Uber One 5천만·YoY 50%”는 그냥 자랑이 아니다. 고객 획득 비용(CAC)을 거의 0으로 만드는 내부 교차 트래픽이 존재한다는 증거다. 멤버십이 첫해 적자 → 2~4년 후 흑자라는 구조까지 인정한 만큼, Uber One 가입자 수와 침투율은 우버 LTV/마진의 선행 지표로 추적할 가치가 있다. 도어대시·인스타카트처럼 ‘단일 카테고리’ 경쟁사가 복제하기 가장 어려운 해자가 바로 이 교차판매다.
익스피디아 출신이 다시 호텔로 들어갑니다. 왜죠?
제겐 사실상 full circle입니다. 우버는 70개국 이상에서 운영되고, 작년에 ‘자기 거주 도시 밖’에서 발생한 이동이 15억 건, 전체 트립의 약 15%가 공항 왕복이었습니다. 즉 우리는 이미 ‘여행자’를 식별할 수 있습니다.
먼저 영국·스페인에서 기차 상품을 출시했는데, 플랫폼 안에 콘텐츠가 많아질수록 리텐션이 올라가는 패턴을 봤습니다. 그래서 호텔이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가 됐죠. 익스피디아와 계약해 공급을 확보하고, 경제적 혜택의 상당 부분을 Uber One 회원에게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궁극적인 그림은 단순 호텔 예약이 아닙니다. 사용자가 샌프란시스코 호텔을 예약하면, 우버가 이메일·항공편 정보를 바탕으로 공항행 우버와 도착 후 호텔행 우버를 미리 잡아둡니다. 호텔에 도착할 때 프런트에 도착 정보를 알려주거나, 아예 프런트를 건너뛰고 우버 앱을 방 키처럼 쓰게 하는 in-market magic을 그리고 있습니다.
리스크는 우버 브랜드가 ‘온디맨드’에서 ‘플래닝’으로 시간축을 넓힐 수 있느냐입니다. Uber Reserve가 그 가능성을 보여줬죠. 예약 기능은 5~6년 전엔 사실상 없었지만, 지금은 50억 달러 이상의 런레이트에 99%+ 신뢰성을 목표로 백엔드를 갈아엎었습니다. 그래서 앱의 미래는 대화형입니다. 7년 뒤에도 앱은 쓰겠지만 입력 방식은 자연어로 갈 겁니다. “몇 시에 차 불러주고 커피도 같이” 같은 요청이 가능해지고, AI 에이전트가 각자의 상황에 맞게 우버 경험을 개인화하겠죠.
배리 딜러, 리드 헤이스팅스, 그리고 앨런 가문에게서 무엇을 배웠습니까?
배리에게서 배운 가장 큰 교훈은 “원천 자료에서 진실을 얻어라”입니다. 배리는 임원이 아니라 실제 모델을 만든 애널리스트에게 직접 물었습니다. 필터링을 거치면 이야기에서 가장 날카로운 20%, 즉 진짜 ‘엣지’가 사라지기 때문이죠. 큰 조직의 실패 모드는 위로 갈수록 모든 정보가 가공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일부러 랜덤한 정보 흐름과 상호작용을 만들어야 하고, 자기가 먼저 진실을 말해야 밑에서도 진실이 올라옵니다.
앨런 가문에게선 “회사가 아니라 사람에게 베팅하라”를 배웠습니다. 좋은 회사도 주기적으로 흔들리지만, 훌륭한 사람은 계속 훌륭하니까요. 제 운영 방식은 투명성, 제품·엔지니어와의 직접 소통, 랜덤 인터랙션, 그리고 ‘트러블메이커 찾기’로 요약됩니다. 회사는 생물과 같아서, 진화는 돌연변이에서 나옵니다. 트러블메이커는 조직의 돌연변이이고, 그들이 사라진 회사는 변화하지 못해 죽습니다. AI 시대에는 정보 흐름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 속도가 5배 빨라졌습니다.
자본 배분에 대해 “아마존이냐 애플이냐”를 물으신다면, 저는 중간입니다. 1순위는 유기적 투자와 성장입니다. Uber Eats는 제가 합류했을 때 총거래액이 10억 달러도 안 됐지만 지금은 1,000억 달러를 넘습니다. 비용 증가율을 매출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면 복리 효과가 난다는 단순한 수학이죠. 초과 자본은 알고리즘·엔지니어·AV 파트너 투자, 수만 대 AV 차량 커밋에 쓰되 자사주 매입도 함께 합니다. 다만 우선순위는 분명합니다.
성공한 리더의 가장 큰 위험은 말은 많아지고 덜 듣게 되는 것입니다. 권위가 ‘내가 옳다’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배움은 내가 틀리는 것, 듣기 싫은 것을 듣는 것, 예상 밖의 일에서 옵니다. 리드 헤이스팅스에게선 ‘구조적이고 논리적인 사고’와 ‘도박을 할 수 있는 용기’를 동시에 갖는 법을 배웠습니다. 둘을 함께 가져가는 게 슈퍼파워죠. 그리고 —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친절은 아내 시드가 저를 받아준 것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사람’이 아니라 ‘되고 싶은 사람’으로 살 수 있게 됐습니다.
나는 자사주 매입보다 성장과 혁신을 앞에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