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만 있으면 바이러스를 프린트할 수 있다" — AI 리더들이 핵산 합성 스크리닝 의무화에 뭉쳤다
이 서한의 진짜 메시지는 "AI가 이미 바이러스를 만든다"가 아니라, AI가 그 장벽을 계속 낮추고 있으니 지금 당장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핵산 합성 회사들이 "어떤 서열을 누구에게 팔았는지" 기록조차 의무가 아닌 상태라는 사실이 더 놀랍다.
무슨 얘기였나: 1981년 연구자들이 폴리오바이러스 게놈 구조를 Nature에 공개하면서, 사실상 바이러스의 소스코드를 오픈소스로 풀었다. 2002년, 연구자들은 그 공개된 서열 데이터만으로 — 실제 바이러스 샘플 없이 — 감염성 폴리오바이러스를 합성하는 데 성공했다. 2005년에는 동일 기술로 1918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를 재건했다. 물리적 샘플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이 된 것.
AI가 왜 변수인가: 현재 AI 모델이 "원샷으로 신종 바이러스 서열을 생성한다"는 게 아니다. 하지만 안전장치 없는 모델이 위험 서열 설계를 도울 수 있고, 핵산 합성 장비 접근성은 계속 민주화되고 있다. 누군가 AI로 서열을 만들고 → 합성 회사에 주문하면 → 바이러스를 손에 쥘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 점점 현실화된다는 게 이 서한의 우려.
서한이 요구하는 것: 핵산 합성 회사들에 ① 위험 서열 주문 스크리닝 의무화, ② 고객 신원 검증, ③ 발송 기록 의무 보관. 현재 국제유전자합성컨소시엄(IGSC)이 상업 합성 물량의 약 80%를 커버하지만, 가입은 자발적이고 보고도 셀프리포팅이다. HHS 가이던스도 있지만 역시 비강제.
서명자 면면: Demis Hassabis(DeepMind), Sam Altman(OpenAI), Dario Amodei(Anthropic), Alex Wang(Scale AI), Y Combinator, Microsoft, Harvard, Twist Bioscience, Ansa, Emerald Cloud Lab 등 AI·정책·바이오텍 전방위. 이 서한의 차별점은 "우리 모델이 위험하다"는 공포 마케팅이 아니라 실질적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데 있다.
"대형 AI 하우스들이 바이오 위협 뒤에 뭉쳤다. 이건 또 다른 묵시록적 AI 경고가 아니라는 점에서 두 배로 반갑다."
쉽게 풀어보기 — 핵산 합성이 뭐길래
- 핵산 합성(Nucleic Acid Synthesis)
- DNA나 RNA 서열을 화학적으로 만들어주는 서비스. 연구자들이 "이 서열로 DNA 조각 만들어줘"라고 주문하면 회사가 제조해 배송하는 개념. 프린터에 넣는 잉크 카트리지처럼, 서열(코드)이 있으면 생물학적 부품을 찍어낼 수 있다.
- IGSC(국제유전자합성컨소시엄)
- 2009년 만들어진 자발적 업계 협의체. 위험 서열 주문을 자체 심사하겠다고 가입한 기업 모임. 강제력이 없어 '자율 준수'에 의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