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안 썼던 765kV, 왜 지금 갑자기 터졌나
765kV는 기술 부재가 아니라 비용 대비 수요 부족 때문에 사장됐던 기술이다. AI·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임계점을 넘으면서 "345kV 여러 개 까는 것보다 765kV 하나가 총비용 기준으로 더 싸다"는 계산이 처음으로 성립했고, 2024~2025년부터 미국 전력망 운영 업체들이 일제히 채택을 결정했다.
왜 지금까지 안 썼나: 전압이 높을수록 먼 거리에 대용량을 손실 없이 보낼 수 있어 이론적으로는 이상적이다. 그러나 765kV는 절연 처리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져 생산 단가가 345kV 대비 세 배 가까이 비싸다. 변압기 내부 볼트·너트 하나하나까지 셀룰로즈(식물성 소재)로 감아야 하고, 이 작업이 전부 수작업이다. 전력 수요가 정체됐던 2000년대 중반~2020년대 초반에는 이 비용을 정당화할 이유가 없었다.
수요 폭발의 배경: 2020년대 들어 전기차·히트펌프 등 전기화 트렌드에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더해지면서 전력 수요가 재차 가파르게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텍사스(ERCOT)처럼 신재생·천연가스 발전이 풍부한 지역에 하이퍼스케일러 데이터센터가 집중되면서 주(州) 경계를 넘는 장거리 대용량 송전이 필수가 됐다. 이때 765kV의 총소유비용(TCO) 이점이 처음으로 345kV 다수 설치를 역전한 것이다.
미국 전력망 운영사들의 동시 채택: ERCOT(텍사스), MISO(중부·남부, 2024년 12월 이사회 만장일치로 트렌치 2.1 통과), SPP(중부 평원) 모두 2024~2025년을 기점으로 통합 송전 계획에 765kV 프로젝트를 대거 포함시켰다. 과거에도 기술은 있었지만, 이렇게 미국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채택된 것은 지금이 처음이다.
"765 프로젝트를 활용하지 않으면 최대 여섯 배 더 많은 인프라와 다섯 배 더 많은 토지가 필요할 것" — SPP(남서부 전력 풀)
쉽게 풀어보기 — 765kV가 뭔가요?
- 765kV (76만 5,000V)
- 가정용 220V의 약 3,500배. 이 전압으로 전기를 보내면 먼 거리에서도 손실이 극히 적고 한 번에 대용량 송전이 가능. 대신 변압기 내부 모든 부품을 완벽히 절연해야 해서 생산이 매우 까다롭다.
- ISO / 독립 계통 운영자
- 미국 각 지역에서 전력망을 중립적으로 운영하는 기관. ERCOT(텍사스), MISO(중부), SPP(평원 지역) 등이 있으며 이들이 어떤 전압 규격으로 송전망을 깔지 결정한다.
- 수주잔고 vs 리드타임
- 수주잔고는 받은 주문 중 아직 납품 안 한 것. 765kV 변압기는 현재 리드타임이 약 3년 — 지금 주문해야 2028~2031년 납품이 가능하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