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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선이 신조선보다 비싸다 — 조선 슈퍼사이클, 아직 안 끝났다

유조선 공급 부족 + LNG 프로젝트 FID 연쇄 확정… 2029~2030년 인도 슬롯을 채워야 하는 선주들의 발주 다급함

3줄 요약

  1.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탱커 수요가 폭발, VLCC 5년산 중고선가(1억 4천만 달러)가 신조선가(1억 3천만 달러)를 역전하는 초유의 현상 발생.
  2. 바이든 때 지연됐던 LNG 프로젝트들이 트럼프 집권 후 FID 연쇄 확정 중 — 커먼스 LNG(130억 달러), 벤처 글로벌 2단계 등. 2029~2030년 가동 목표이므로 올해 안에 주문해야 타임라인이 맞음.
  3. 삼성중공업은 올해 LNG선 이미 12척 수주(작년 전체 11척 초과). 국내 조선 3사 합산 30척, 글로벌 발주 38척 중 한국 점유율 압도적 — 하반기·내년 초 추가 주문 기대.
한눈에 — 다룬 종목·테마
종목/테마발언자핵심 한 줄
유조선(VLCC) 이주호 기자 Bullish 중고 VLCC가 신조선 가격 역전 — 탱커 수급 쇼크 현실화
LNG 운반선 이주호 기자 Bullish FID 확정 LNG 프로젝트 줄줄이 — 올해 100척 안팎 발주 기대
호르무즈 봉쇄 · 지정학 이주호 기자 중립 한국 유조선 20여척 여전히 억류 중 — 대체 항로 수요가 탱커 선복량 증가 압력
모잠비크 LNG 이주호 기자 중립 토탈에너지와 재개 행사 후 국내 조선사 화상회의 — 양치기 소년 리스크 여전
한국 조선 점유율 이주호 기자 Bullish 비중은 중국(60~70%)에 밀리나, 한국산 엔진 신뢰도 덕에 고부가 수주 우위 지속
유조선 · VLCCBullish

5년산 중고 탱커가 새 배보다 비싸졌다 — 선주들의 패닉 바잉

이주호 기자 · 조선업 현장 취재 · 관련: 호르무즈 봉쇄, 신조선가 지수
💡 핵심 통찰

공급 부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 중고가가 신조가를 역전한다 — 자동차로 치면 5년 된 중고차가 신차보다 비싸게 팔리는 것. 지금 유조선 시장이 정확히 그 상황이다. 3년치 수주 공백이 한꺼번에 터진 결과다.

VLCC 신조선가
1억 3,000만 달러 현재 건조 기준
VLCC 5년산 중고선가
1억 4,000만 달러 신조 대비 +8% 역전
신조선가 반등 시점
2024년 10월~ 이란 정세 불안 선반영

무슨 얘기였나: 신조선가 지수는 2024년 하반기부터 약 1년 반간 완만한 안정세를 보였다. 컨테이너선(후티 공격 → 희망봉 우회 수요), LNG선 가격 모두 소폭 하락 안정화. 그런데 2025년 3~4월을 기점으로 지수가 다시 고개를 들었고, 그 주범은 유조선(탱커)이었다.

두 가지 수요 충격: 첫째,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원유를 팔지 못하게 된 중동 산유국들이 유조선을 바다 위 저장소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저장 탱크가 꽉 찬 상태에서 계속 생산하면 넘치기 때문. 이미 해협 안에 묶인 탱커도 많은 데 거기다 저장소로까지 쓰이니 실운항 가능한 선박이 급감. 둘째, 대체 항로로 돌아가야 하는 원유 수입국들은 동일 물량 조달에 두 배의 선복량이 필요해졌다 — 운항 거리가 두 배면 선박도 두 배.

시장이 이미 알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유조선가 상승이 이란 전쟁 발발 전인 2024년 10월경부터 시작됐다는 것. 시도상선·잔금상선 같은 대형 선사들이 그 시점에 이미 탱커를 대거 매집했다는 업계 정보가 있었다. 지정학 리스크를 선반영해 움직인 것.

"지금 급하니까, 5년짜리 중고 선박을 막 사들이고 있는 거죠. 그러다 보니 중고 선박 가격이 신조선가를 뛰어넘고 있습니다."

탱커는 고부가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통상 국내 조선소는 도크 여백을 채우는 용도로 탱커를 수주(LNG선 사이의 빈 공간 활용). 그런데 지금 탱커 신조선가도 오르고 중고선가가 신조선가를 역전했다는 건, 선주들이 마음이 급해져 다소 높은 가격에도 발주할 의사가 있다는 신호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가장 강력한 근거.

쉽게 풀어보기 — 선복량·VLCC·신조선가
VLCC (Very Large Crude Carrier)
초대형 원유 운반선. 이름 그대로 '매우 큰 원유 운반선'. 수십만 톤의 원유를 싣고 중동↔아시아 항로를 왕래한다.
신조선가
새로 배를 건조할 때 드는 비용. 이 가격이 오른다는 건 조선소 일감이 많아 단가를 높일 수 있다는 뜻.
선복량
배들이 실어나를 수 있는 총 화물 용량. 항로가 길어지면 같은 양을 운반하는 데 더 많은 배가 필요해 선복량 수요가 증가한다.
LNG 운반선Bullish

바이든이 막고 트럼프가 열었지만 관세가 발목 — 이제 유가가 해결했다

이주호 기자 · LNG 업계 취재 · 관련: 미국 LNG 수출 프로젝트, 커먼스 LNG, 벤처 글로벌, 삼성중공업
💡 핵심 통찰

LNG 프로젝트 FID가 드디어 연쇄 확정되고 있다. 승인(트럼프)은 됐는데 철강·알루미늄 관세와 저유가 탓에 수익성이 안 나와 투자자를 못 모았던 게 유가 급등으로 해소됐다. 타이밍이 절묘하다 — 2029~2030년 가동 목표 프로젝트는 올해 안에 발주해야 국내 조선 3사의 2029년 슬롯을 확보할 수 있다.

커먼스 LNG FID 규모
130억 달러 2025년 확정
2025년 글로벌 LNG선 발주
37척 다올투자 예측 130척 대비 대폭 미달
삼성중공업 2025년 LNG 수주
11척 (전년 대비 저조)
삼성중공업 2026년 LNG 수주(YTD)
12척 이미 작년 전체 초과
국내 조선 3사 합산(2026 YTD)
~30척 글로벌 38척 중
다올투자 2026년 예상 발주
~100척 이연 물량 포함

왜 2025년에 발주가 안 됐나: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LNG 프로젝트 승인은 빠르게 이뤄졌다. 에너지 장관도 "임기 내 LNG 수출 2배"를 공언했다. 그런데 2025년 3월 철강·알루미늄 관세 25% 부과가 결정적 발목을 잡았다. LNG 터미널은 말 그대로 '철덩어리·알루미늄 덩어리'인데 원자재 비용이 폭등하니 수익성 계산이 안 됐고, 동시에 트럼프의 유가 하락 유도 정책(지지율 관리)까지 겹쳐 "FID 하면 손해"가 돼버렸다. 결과: 예상 130척 대비 실제 37척.

무엇이 바뀌었나: 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100달러 기본값 궤도에 진입. LNG 판매 수익성이 회복되면서 전주(투자자) 확보가 가능해졌다. 커먼스 LNG 130억 달러 FID, 벤처 글로벌 2단계 FID가 연달아 확정. 업계 전망은 전쟁 종전 후에도 호르무즈 의존도 축소 흐름이 구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2029년 슬롯 퍼즐: 국내 조선 3사는 현재 2029년 인도 슬롯을 열어놓고 있다. 대부분의 LNG 프로젝트 가동 목표가 2029~2030년. LNG선 건조 기간이 약 3년임을 감안하면 올해 발주해야 타임라인이 정확히 맞아 떨어진다. 2030년 슬롯은 아직 열리지 않았다.

"제가 수많은 프로젝트들을 말씀드렸는데, 대부분의 목표 시점이 2029~2030년이에요. 그 배를 그 시점에 받으려면, 올해 모두 주문을 해야 되는 겁니다."
쉽게 풀어보기 — FID·화물창·GT
FID (Final Investment Decision)
최종 투자 결정. 이 단계가 확정돼야 건설이 시작된다. FID 전 단계에서는 수십조 원짜리 프로젝트도 얼마든지 엎어질 수 있다.
GT (Gaztransport & Technigaz)
LNG 화물창(영하 163도 극저온 LNG를 저장하는 탱크) 특허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 LNG선 건조에는 GT와의 협업이 필수여서 발주 지연 시 조선소와 GT 양쪽 모두 일정이 꼬인다.
슬롯(Slot)
조선소 도크에 배를 넣어 건조할 수 있는 자리·시간대. 인기 있는 조선소는 몇 년 후 슬롯까지 미리 예약이 차 있다.
모잠비크 LNG중립 — 관망

몇 번이나 뒤통수 친 모잠비크, 이번엔 진짜일까

이주호 기자 · 조선업계 취재 · 관련: 토탈에너지, GT, LNG 운반선
💡 핵심 통찰

모잠비크 LNG는 수차례 지연을 반복한 '양치기 소년' 프로젝트. 그러나 2025년 2월 토탈에너지·모잠비크 대통령 재개 행사 + 3월 국내 조선사 화상 회의 착수라는 구체적 움직임이 포착됐다. 가동 목표 역시 2029~2030년 — 발주 타임라인에 걸려 있다.

왜 양치기 소년인가: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는 반복된 일정 연기로 국내 조선사들이 GT에 슬롯 조정을 수차례 요청해야 했다. GT 입장에서도, 조선사 입장에서도 신뢰가 이미 많이 소모된 상태.

최근 변화: 2025년 2월 1일 프랑스 토탈에너지와 모잠비크 대통령이 프로젝트 재개 기념 행사 개최. 3월부터 국내 조선사들과 화상 회의를 가열차게 진행 중. 업계에서는 "이번엔 진짜 가는 것 같다"는 분위기이나, 워낙 반복된 배신으로 확신은 유보.

투자 관점: 만약 모잠비크까지 올해 발주가 확정된다면 다올투자증권 예상치 100척에 추가 상방 요인이 된다. 반대로 또 지연되면 GT와의 협업 일정이 다시 꼬이는 복잡한 상황.

"GT한테도 양치기 소년이 된 거지. 엄청 짜증나는 일인 겁니다. 이번엔 그렇지 않길 바라면서…"
호르무즈 봉쇄 · 지정학 리스크중립

전쟁은 머릿속에서 잊혀져도, 호르무즈는 아직 안 열렸다

이주호 기자 · 외교부 발표 인용 · 관련: 유조선, 원유 공급망, 탱커 수요
💡 핵심 통찰

이란 전쟁이 뉴스에서 사라진 느낌이지만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완전히 개방되지 않았다. 한국 유조선 20여 척이 아직 억류 상태. 이 구조적 공급 차질이 탱커 수급 쇼크의 근본 원인이며,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본다.

현황: 조현 외교부 장관이 이란과의 협의 하에 한국 유조선 1척의 해협 통과를 공식 확인했으나, 여전히 20여 척 이상이 해협 안에 묶여 있다. 중동 산유국들은 원유를 생산하면서도 저장소 포화로 유조선을 부유 저장소로 전용 중.

왜 빠르게 해결이 안 되나: 베센트 재무장관·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끝나면 유가 금방 떨어진다"고 하지만, 업계 시각은 다르다. 호르무즈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구조적 움직임과 지정학 불안에 대한 공포는 전쟁 종료 후에도 계속될 것이며, 대체 항로 운항 증가로 인한 선복량 수요 증가도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는다는 전망.

시도상선·잔금상선의 선제 대응: 작년 연말(2024년 10월 전후)부터 이들 대형 선사가 탱커를 대규모 매집했다는 사실은, 호르무즈 리스크가 시장에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어깨들이 움직이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한국 조선업 · 수주 경쟁력Bullish

점유율은 중국이 앞서도, 선주들은 한국 엔진을 고집한다

이주호 기자 · 관련: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한화오션
💡 핵심 통찰

글로벌 선박 수주 점유율에서 중국이 60~70%를 차지하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선주들이 중국에 발주하면서도 엔진은 한국 제품을 요구하고 라이선스 피까지 자기 돈으로 내겠다고 한다. 한국 조선의 품질 신뢰는 단순 점유율 숫자로 평가할 수 없다.

엔진 이야기: 선박 엔진은 MAN Energy Solutions(구 MAN 디젤)과 WinGD 두 기업의 라이선스 기반으로 한국과 중국 모두 생산한다. 기술적으로는 동일. 그런데 중국 조선소에 발주하는 선주들도 "엔진은 한국 걸 써달라"고 요구하며 그에 따른 추가 라이선스 비용을 자발적으로 부담한다.

고부가선 집중 전략: 한국 조선소들은 탱커 같은 범용선은 도크 여백 활용 수준으로만 수주하고, LNG·VLCC 고부가 선박에 집중한다. 이번 사이클에서 국내 조선사의 LNG선 글로벌 점유율이 다시 한번 부각될 것으로 이주호 기자는 기대했다.

하반기 전망: 2025년 하반기~2026년 초가 LNG 운반선 발주 본격화 시점으로 예상. 다올투자증권의 2026년 글로벌 LNG선 발주 예상치는 약 100척. 삼성중공업이 올해 이미 12척을 수주하며 작년 연간 실적을 돌파한 것이 긍정적 선행 지표.